공중전화기 / 김재곤
2023. 3. 12. 14:02ㆍ자작글/자작시
공중전화기 / 김재곤
담락 스트리트를 지나
차이나타운 가는 길목
낡은 다리위에 서있는
초록빛깔 공중전화기
가느다란 선에 매달린
전화수화기를 붙들고
각기 다른 사람들만큼이나
전혀 다른 언어로
알아들을 수 조차 없는 사연들을
어디론가 전하곤 한다
촉촉히 젖어있는 눈망울들
간간히 이어지는
애절한 목소리 하나만으로
나와 닮아 있을지도 모를
그리움을 짐작해 볼 뿐이다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으나
다리 아래로 흐르는 강물위로
말못할 사연들만
하얀거품이 되어 떠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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