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th February 2005 첫인사

2023. 3. 22. 05:20자작글/일기

정연휴 첫날 조금 빨리 회사에 나왔다. 한강변을 끼고 돌아 강남으로 빠져나오는 강변도로는 여전히 많은 차로 덮여있었다. 꽤나 이른시간이였는데,,,논현동 사무실에 도착하였을때 시간은 오전 8시를 가르키고 있었다.문을 열고 사무실에 들어섰을때 확하고 몰려드는 썰렁한 기운이 왠지 서먹하기만 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며칠동안의 신정연휴로 인해 사무실이 비어 있었을 뿐이였는데,,,,자리에 앉으니 내 그런 기분을 감지나 한듯 회사 미스김이 모락 모락 김이 올라오는 커피를 가져왔다.

 

책상을 정리하며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니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라는 새해인사를 큰소리로 외치며 직원녀석들이 출근을 하기시작했다.너무도 조용하여 질식할것만 같았던 사무실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직원녀석들의 인사를 받으며 녀석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얼굴에서 빛이 난다, 아마도 며칠동안의 구정연휴가 바쁜일상에 지쳐 빛을 잃어버린 녀석들을 그렇게 빛나는 청년으로 다시 되돌려놓은거 같다.

 

잠시후면 새해 첫날 첫번째 임원회의부터 시작하여 톱니바퀴가 맛물려 돌아가듯 회사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 할것이다. 아직은 내가 나이먹은 사람이 아닐꺼라 굳게 믿고 살고 있긴 하지만 세월에 의하여 어쩔수없이 노병측에 속해 버린 나로써는 이렇게 회사생활을 하며 내 책상에 앉아 젊은 그들과 함께 일을 할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곤 한다.나이가 나이인지라 언제 쯤 이 정겨운 조직에서 짤려나가게 될는지는 누구도 알수없는 일이긴 하지만 내가 회사를 떠나기 전날까지 마지막 엔지니어로써의 사명을 다하여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나를 짜르지 않고 채용해준 회사와 대표이사님에게 고마움을 대신해볼까 한다.

 

1970년대에 청춘을 보내고,1980년대에 젊음을 보내고,1990년대엔 세상을 배우고, 2000년대의 중년을 보람있게 보내고 있는 지금까지,,,돌아보면 참으로 짧지만 긴 여정이였던거 같다. 이시대의 마지막 로멘티스트이며 휴머니스트인 내가 사랑스런 쫄녀석들에게 를 보내니 반갑게 접수하여 밝아온 새해 을유년 2005년 에는 하는일마다 성취하고 커다란 발전이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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