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2. 05:30ㆍ자작글/일기
20년만에 점촌을 다녀왔어요.
점촌은 도시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김기사라는 어색한 호칭을 들으며 시쳇말로 건축기사로의 첫발자욱을 찍은 그런 의미가 있는 도시이기도 해요.
또한 내가 20년동안 건설분야에 종사하면서 점촌 그곳은 늘 고향처럼 혹은 메카처럼 머리속에 떠오르곤 했던 곳이기도 했어요
언젠가는 한번 꼭 와 보야야지 마음 먹었던 것이 대단한 도시의 게으름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세월이 이만큼이나 흘러버린 지금에야 다녀오게 된 것 같습니다.
포항에서 출발하였기에 상주를 거쳐 점촌으로 진입하게 되었었는데 20년만에 처음본 점촌의 모습은 82년도에 머물렀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주 많이 발전된 도시로 하여 남아 있더라구요.
그때는 서울에서 점촌을 오기가 참 멀고도 지루한 장거리에 속한 도시였지요 수안보를 지나 문경세제를 넘고 장장 다섯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와야 할정도로 벽지였기도 했어요.
물론 벽지였지만 그 도시는 신기루처럼 그 당시엔 석탄산업이 경제의 한몫을 했던 시기였기에 나름대로는 부티가 흐르는 도시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유난히도 많은 유흥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었던것도 같구요.
아무튼 점촌시내에 들어서자마자 방향감각 마져도 상실한 나는 물어 물어 내가 처음으로 근무를 하던 호계면의 현장을 찾아가 보았으나 개천옆을 따라 수석을 줍곤 하던 자갈밭을 제외하곤 그곳엔 안타깝게도 추억이 될만한 흔적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잠시 머물던 곳을 찾아갔을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을정도로 변해 버렸을때 참 난감하다라구요.
아쉬움을 접고 그냥 그 점촌시내를 빠져 나오면서 이십년동안 마음에 담고 살았던 나에게는 아주 많이 특별한(?)문경군,,, 점촌읍,,,호계면,,,이곳을 이제는 마음속에서 잊을수 있을꺼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문득,그당시 현장에서 나를 도와 잡일을 하던 고집이 유난히도 강했던 민씨 아저씨도 생각 나데요. 이젠 한갑을 넘기고 칠순을 바라다 보고 있을 노인이 되었겠지만 상주로 다시 돌아가는 차안에서 그분의 건재하심을 마음속으만 빌어 보았네요.
가슴 설레이며 첨촌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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