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꿈의 궁전

2023. 3. 22. 05:11자작글/일기

 

 

빅토리아 호텔을 기준으로 직진은 댐광장이 나오고 좌측으로 돌아 500미터쯤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튜립호텔이 나오고 좀더 가면 노보텔 호텔이 나온다. 그 근처 아랍계통의 친구들이 운영을 하는 작은 마켓이 딸린 네덜란드 특유의 5층건물의 3층에 숙소를 잡았다. 네덜란드의 건물은 모두 도로에 면한쪽은 폭이 좁고 깊이가 길게 만들어져 있다.

 

그 이유는 16세기경에 운하가 건설되자 위정자들은 운하쪽에 많이 접하는 대지를 팔았을때 돈이 있는자들만이 그 혜택이 돌아갈것을 우려하여 운하에 접하는 폭을 5미터 이내로 법으로 명시하여 많은 토지주들이 운하에 접하는 대지를 소유하도록 했다 한다.

 

하얀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폭이 좁은 미로가 나타나며 그 미로의 끝에는 한사람이 겨우 올라갈정도의 좁고 어설픈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삐끄덕 거리는 계단을 꼬불 꼬불 올라가다보면 3층쯤에 계단참이 나오고 그 계단참 끝부분에 설치되어있는 문이 내가 머물고 있는 방이다.

 

방으로 들어서면 낡고 커다란 침대가 놓여있고 입구쪽으론 싱크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오래된 골동품과 같은 폭좁은 테이블 그리고 페인트가 벗겨진 목재의자가 있고 쿠션이 다 꺼진듯한 삼인용 소파가 놓여있다. 신기한것은 가구들은 하나같이 낡고 오래된 것들이였으며 각자 다른 모양으로 놓여있었지만 그 조화가 참으로 놀라울정도로 근사하게 어울리는것 같다는 거다.

 

욕실은 욕조는 설치되어있지 않았고 가련한 구식의 샤워꼭지와 세면대와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창문은 세로로 긴 유럽특유의 형태이며 여는 방법도 구식으로 위로 올려야 열수 있는 그런 식으로 되어있고 하얀빛깔의 광목으로 만든듯한 커텐이 걸려있기도 하다. 나는 나의 방문에 "꿈의 궁전"이라는 간판을 만들어 부착했다. 침대 머리위 벽에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태극기를 달았다. 어쩌면 오랜시간동안 이곳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를 예감이 있었기에, 가방에서 짐들을 꺼내 차곡 차곡정리하며 마음을 다졌다.

 

"그래,,이곳은 너의 꿈의 궁전이야...잘 견디며 살아야지...그치..!!!"

 

싸구려 방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창문으로는 앞집의 뒷벽의 낡은 벽돌과 건물사이로 한평도 안되는 하늘이 보였을뿐 그다지 전망을 좋은곳이 아니였다. 아무튼 대충 짐과 방정리가 되었을때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점점 피곤함이 잠으로하여 밀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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