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3. 18:47ㆍ자작글/산문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비는 습기로 인한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기쁨보다는 슬픔쪽으로밀어버리는 습관이 있는것 같다. 비오는날 기쁜사람이 누가 있으랴,,비오는 날은 모두가 우울하다. 그래선지 나의 마음도 그랬다..비오는 하루종일,,,,,,
퇴근을 하여 컴컴한 방 책상에 앉아 머그잔 가득 커피 담아 마시며 이글을 쓰고 있다.스탠드의 불빛만 있을뿐 세상은 온통 어둠으로 가득차있다. 어둠속에서 그리고 그 어둠이 만들어낸 숨막힐듯한 정적속에서 도닥 도닥 거리는 자판소리로 하여 내 마음을 하나 하나 꺼내 본다.글을 쓰지 않았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글을 쓸수 있는 소질을 준 내 가난한 세포의 유전자에게 감사한다
무명의 시인이기는 하지만 나는 시인이다. 어릴적부터 글재주는 있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시를 쓰지 않았었다. 연애편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에 회수권 한장과 바꾼 내 시심으로 친구들의 연인의 가슴을 울리곤 했었다.지금도 내친구들의 아내들은 감성이 여리던 시절 내가 쓴편지에 감동을 하여 결혼을 하여 잘 살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여 사랑으로 꽃을 피우게 했던 연애편지가 내가 쓴 연애편지인지는 모르고 있다.
그저 빛바랜 추억속의 내 친구들의 감성으로 기억하고 있을뿐이다. 나는 나에게 약속을 했다. 내가 천수를 다하여 눈을 감을때까지 천기누설따위는 하지 않겠노라고,,,,,,,,
나는 나의 전 아내에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이천장도 넘는 많은 편지를 보냈던 사람이다.이성에 눈을 뜨게 했었던 이차성징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던 사춘기시절부터 먼지바람이 슬펏던 군대시절을 거쳐 45세의 해외출장길의 그림엽서를 마지막으로 나는 나의 아내에게 편지를 쓰곤 했었다.불행하게도 그는 지금은 내곁을 떠나 이미 잊혀진 사람으로 남아 있게 되었고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내가 보낸 편지들을 간직하고 있는지 그것은 정말 모르겠지만,,,
함께 하였던 시절에 밤새워 편지를 쓴 탓인지는 몰라도 나는 아이러니칼하게도 그가 떠나버린 후 비로서 이름없는 시인이 되고 말았다. 사랑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더욱이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이 어찌 시인이 될수 있을 것인가.쓰라린 이별경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숨겨진 바람끼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쩌면 시인이란 마음속의 바람둥이 인지도 모를꺼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그렇다고 하여 사랑시를 쓰는 시인 모두가 바람둥이는 될수 없을꺼라 생각한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애매모호한 바람끼는 단지 마음속에서만 느끼는 현상일 것이며 그 알수없는 현상들을 단속하고 사는것 또한 어쩌면 세상이 만들어 낸 윤리,도덕관 때문만은 아닌 내자신과의 약속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상이 있든 없든 마음안에서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솟아 날때 아름다운 시는 현실에서 활짝 꽃을 피우는 것 같다.그 사랑하는 대상이 사람이든 자연인든 그밖에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어떤 것이든,,,,,,,,,,,,그러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코 기쁜것 만은 아닌 슬픈 현상이기도 하기에 시인의 가슴은 비록 이름없는 시인이라 할지라도 가슴은 늘 아프고 시리고 쓰리기 까지 한듯 싶다.
아직도 창밖 칠흑같은 어둠속에서는 유월의 비가 소리도 없이 내리고 있다. 누군가를 열열히 사랑하고 싶다는 핑게라도 대며 이런밤에는 기나긴 장편의 사랑의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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